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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7명이 모였고, 4명과 3명으로 나눠야했고,
나는 멀리 서울에서 온 흥수형을 내 쪽 테이블에 앉자고 했다.
술집 사장은 불을 켜는데, 아까와는 달리 어두운 조명을 선택했다.
전**씨는 "너무 어두운 거 아니요?" 했고, 나역시 "좀 어둡네"라고 말했지만,
실은 나는 그렇게 밝지 않은 조명을 선호했던 터라... 알고보니, 내 의중 심중을 숨기고 하는 말이었다.
우리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테이블 밑에 휴대폰이 떨어져있었다.
휴대폰 뒤엔 라벨이 붙어있었는데 "심장과학과 2019. *. **. 김..."
즉, 심장외과 의대생인 여학생의 이름이 적힌 휴대폰. 아마 식당에서 분실한 듯한 폰이었는데,
나는 그걸 내가 찾아주리라 생각하고 집어넣었고, 또 옆을 보니, 여러 잡동사니들(라이터, 동전, 수첩 등)이 눈에 보였고,
나는 거지처럼 그것들을 주워담았다.
꿈을 깼다.
간밤에 위스키 한 잔을 마시고 자려고 했는데 쉬 잠들지 못했고 새벽 3시 께에 겨우 겨우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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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찬홍 선생님을 찾아뵜다. 오랜만에. 조금 살이 빠지셨고..
오래전 의재 선생이 방안에서 사람들에게 자신을 칭찬하는 것을 엿듣게 됐는데,
"여름날 엿가락 늘어나듯 계산의 실력이 늘고 있다"는 말을 듣고 선뜻 들어가지 못했다는 에피소드 얘기하실 때,
눈이 흐뭇해지셨다. 남자의 삶에서 인정받는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셈이다.
여자의 삶에서 사랑받고 있다는 확인이 중요한 것처럼.
남자의 인생에선 가장 많은 대화를 했던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이다.
여자에겐 사랑한다는 말을 제일 많이 한 자가, 자신을 사랑한다고 착각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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