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문득 돌아오고야만 농군
궂은 비 내리는 밤
그야말로 ......
촌놈이다. 뭔가 배실배실 웃는 모양이 순한 것 같으면서도 눈빛은 반짝거리고 허튼 공격하면 용서하지 않겠다는 결기도 삐처나오는 얼굴. 그가 한 두잔 마시더니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를 부른다.
낭만이다. 엉뚱하지만 나는 그의 삶, 컨셉이 낭만이라고 생각하고, 낭만의 줄기로 그의 삶을 가늠해본다. 이를테면 낭만이란게 그렇다. 50년대 명동 댄디들의 낭만도 있겠지만 그에게 있어 낭만은 삶의 힘이자 거친 디젤유다. 누구에게나 삶은, 일회성에 불과한 이 삶을 추동하는 것이 있게 마련이다. 남들보다 더 잘나는 것, 특히나 제 하는 일에서 눈부신 선두를 달리는 것, 이는 새누리당에서 일하는 사람이나 통합진보당이나 한겨레나 조선이나 광장신문이나 다 똑 같다. 결국은 자기 알아달라는 아우성의 삶이다. 나는 이렇게 산다. 어때 너보다 낫지? 그렇게 평생을 산다. 혹은 어떤 자는 삶의 신비와 종교적 환상을 평생 좇기도 하고, 어떤 자는 떠나간 사랑을 안타까워하느라 평생을 소진하기도 하는데 그런 삶의 부류 역시 자기 알아달라는 거다. 위대한 신이여, 혹은 아름다운 내 사람이여..나를 알아달라..내가 있다. 내가 지금 바로 여기 있다!
그런 삶을 살다 중년이 되어 문득 누추해져버린 제 껍데기를 바라보는자가 있다. 그 역시 제법 고상한 삶의 목표 아래 살았다. 보다 나은 교육을 꿈꾸며 살았지만, '화려하고 정연한 논리로 무장된 사람이 부러웠고 그 사람들 앞에서 열등감으로 괴로운 적도' 많았다. 그에게 유일한 삶의 틈새는 북한산 자락이었고 서울대공원 산책길 정도였다. 어느새 그가 꿈꾸었던 교육의 이상은 무너져 있었다. 아니 사실은 그가 가르치고 싶었던 것들이 애초 거기에서 불가능했던 것이었음을 그는 비로소 느낀 것이다. 그의 몸은 거길 벗어나길 간절히 바란다. 그리고 드디어 서울을 뒤로하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어머니 이야기...
가장 중요한 유년의 기억..
농사라는 '주체와 객체의 완벽한 만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