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카페의 노래 / 카슨 맥컬러스
ebs오디오북 6편 중 1,2편은 못 듣고, 3편부터 6편까지 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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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남부의 한 마을, 미스 아밀리아는 6척 장신의 사팔뜨기 여자이지만, 잘생긴 미남 마빈 메이시는 그녀와 결혼하여 환심을 사려고 자신의 땅문서까지 다 넘기고 결국 결혼 10일만에 그녀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버림받는다.이후 그는 유명한 범죄자가 되어 투옥된다. 그렇게 마빈에게 냉정했던 아밀리아는 사촌이자 떠돌이 곱추인 키작은 라이먼을 사랑하지만, 라이먼은 그녀를 업신여기고, 라이먼과 함께 살며 그녀는 그에게 꼼짝 못한다. 이후 가석방된 마빈 메이시는 마을에 돌아오는데, 곱추 라이먼은 그를 보고 첫눈에 흠모에 빠져 강아지처럼 그를 따라다닌다. 마빈 메이시는 자신을 쫓아다니는 곱추를 병신이라고 하면서 때리지만, 라이먼은 비굴하게 보일 정도로 마빈 메이시 뒤를 졸졸 따라다닌다. 그런 광경을 보며 마을 사람들은 기이하다고 생각하고, 아밀리아는 메이시에 대한 분노를 다시 키운다. 운명의 2월 2일 7시. 아밀리아는 마을사람들이 모인 카페에서 메이시와 결투를 벌인다. 엎치락 뒤치락 싸움의 끝에 결국 아밀리아가 메이시의 목을 조르기 시작하는 순간,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곱추 라이먼은 그녀의 목을 향해 뒤에서 덮친다. 결국, 아밀리아는 쓰러지고, 마빈 메이시와 라이먼은 마을 사람들의 삶의 중요한 곳이었던 이 카페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그녀의 소중한 물건들을 모조리 쓸어가버린다..
아밀리아는 이제 사람들과도 벽을 쌓고 쓸쓸하게 늙어가지만, 곱추 라이먼을 기다린다..
서로를 갉아먹는 삼각관계.
미쓰 아밀리아는 남성보다 더 우락부락하고 사팔뜨기이지만, 그녀의 마음속에는 따뜻한 사랑이 숨쉬고 있다. 하지만, 아무도 그녀가 왜 곱추 라이먼을 사랑하는지 알 수 없다.
사랑이라는 기묘한 감정에 대해, 이렇게 명쾌하고 직선적인 해답을 내린 소설은 드물지 않나 싶다.
카슨 맥컬러스(1917-1967)
* 곱추 라이먼이 미스 아밀리아에게 귀엽게, 애절하게 보이는 순간을 묘사한 대목.
기억이 잘 안나지만...
'곱추 라이먼이 벽난로 옆에 살짝 떨어져 서서 그 얼굴을 발갛게 물들이고, 나방처럼 눈꺼풀을 껌벅거리면서, 갑자기 양쪽 귀를 파닥거리기 시작한다...그러면, 라이먼이 뭔가 필요한 것이 있다는 뜻이고, 아밀리아는 그런 그를 사랑스러워서 어쩔 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고, 안절부절 못하는 것이다..'
* 사랑은 열정이 없는 쪽이 승자이다, 라는 고전적 명제. 사랑이란, 한 사람의 마음속에서 오랫동안 키워왔던 씨앗이 어느 순간 피어나는 것일 뿐이라는, 그래서 사랑은 상대방에 의해서 갑자기생겨난 것이 아닌, 자립해온 감정이고, 아무도 그걸 알 수 없다는 것.
* 카페라는 공간에 대한 카슨 맥컬러스의 따뜻한 해석. (한때 2년 가까이 살았던 카페 '비밥'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 거기에서 벌어진 수많은 일들) 아멜리아는 겉으로 보면,무시무시한 거구의 사팔뜨기 여성으로, 남성도 때려눕히지만,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맛있는 술을 만들고, 마을 사람들에겐 없어선 안될 자상한 의사 역할도 도맡아 한다..
그런 부분이 저자인 카슨 맥컬러스를 돋보이게 한다. 사람들에 대한 깊은 성찰이 없으면, 찾아낼 수 없는 부분이다..모든 사람은 다중적이다.
- 가운데, 여성이 카슨 맥컬러스다. 그녀는 병약했고, 뇌출혈로 사망했다고 한다.
오랜만에 좋은 소설 만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