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록5

故 김남곤 형을 추모하며(3)

dahmshi 2023. 10. 13. 15:56

종종 해남 근처로 출장을 갔을 때

형을 불러 함께 돌아다니곤 했다.

형과 초면인 스탭들도 담박에 형을 좋아하곤 했다.

2004년 8월, 남곤형의 카메라로 설정해서 찍은 모양.
2005년 여수
2005년 여수방송국, 저 건물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아... 저 연변 용정의 보통학교교장샘..

저 선생님은 동아대? 교수 출신으로 명퇴 후 중국으로 건너가 조선족 동포들을 위한 학교 교장으로 일을 했다.

교장샘이 그 학교에 도서관을 새로 지을 예정이고, 책 정리하고 데이터를 관리할 사람을 찾고 있었고,

내가 남곤형을 적극 추천했는데... 아다시피 형은 컴퓨터 하드웨어나 프로그램 관련해서도 달란트가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한국으로 들어올 때 여수로 오시라고 했고 남곤형을 소개시켜줬는데..

글쎄 모르겠다. 그 분은 형의 행색에 대해 어떻게 보면 걱정을 했을 수도 있었다.

...어찌어찌 잘 진행이 안됐다.

 

2005년 순천 상사면, 조각가 민형기 선생 집.
형도 스탭들과 잘 어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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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해남의 어느 식당.

 

식당 주인은 서울에서 어느 시민단체를 이끌었던  유력인사로 당시엔 낙향해서

만년을 여유롭고 한가롭게, 부인이 음식솜씨가 좋아 아는 사람만 찾는 식당을 하며 지낸다는데,

해남군청의 소개로 우리가 찾아갔을 때에도 '지난 주에 검사 20명이 이틀 동안 식사를 하고 갔다'며 은근 자신의 인맥을 자랑하던

60대 중반의 백발의 남자였다.  기억에 친하게 지내는 후배가 부장검사인가..해서 연수 중인 검사들을 데려온 모양이었는데,

여튼 그 주인양반은 여유로운 말솜씨와 적정함량의 진보마인드를 가진 것에 프라이드가 있는 거 같았다.

그는 우리 스탭들과 대화를 나누며 함께 식사를 했는데, 묵묵히 밥을 먹고 가끔 우리와 대화하던 남곤형을 유심히 관찰하더니

형에게 뜬금없이 한두마디 했다. "당신은 천사꽈(科) 이구만" 아마 그런 비슷한 말이었다.

그런데 남곤형이 갑자기 정색을 하면서, 그를 노려봤다.

"쓸데없는 소리 하지마시고 식사나 하세요 네?  나 당신같은 사람 잘 아는데, 이상한 소리 하지 마세요"

그 백발의 남자는 얼굴이 벌개졌다.

정말 잊을 수 없는 에피소드 중의 하나다.

 

그리운 남곤형..

순천만.

 

.........  다시 기회되면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