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록5
전쟁
dahmshi
2022. 1. 14. 09:32
한밤중 비가 오고 있다.
핸드폰엔 카카오톡 단축아이콘이 사라졌다.
뒤숭숭하다.
어두운 밤, 텃밭 구석에 더듬거리며 '금붙이'조금을 파 묻었다.
점령한 북한군의 대민방송이 들린다.
일본으로 도망갈 수 있다면, 그래..도쿄 하선생댁에 기식이라도 할 수 있었을 텐데.
그 나태한 삶을 반추하자니, 터무니 없어 한탄한다.
이제 자유는 끝이란 말인가.
꿈이 아닐까?
주위를 둘러보니 너무나 선명하다.
벽지의 세세한 무늬를 만져보며 절망한다.
갑자기 북한군이 집안으로 들어온다.
나는 초긴장하여 차렷자세로 일어난다. 그래. 최대한 쫄아보여야 저들을 자극하지 않겠지.
북한군 병사들은 여유만만하고 정다운 목소리로 긴장하지 말라고 한다.
내 옆에 앉은 사병의 얇은 입술에서 잔인함의 기미가 느껴졌고
나는 살벌한 예감에 공포를 느꼈다.
그걸 아는 지 모르는 지 아들녀석은 전혀 긴장없는 목소리로 북한군의 맞장구를 친다.
그리고 잠이 깨 침대 위가 보였다.
아..이제 자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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