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still in 2007
오래된 달력
dahmshi
2013. 2. 6. 17:36
불같은 성질 고집불통 무대뽀 선배.
세트 담당인 그는 후배들과 자주 티격태격 목소리가 컸다.
복어를 직접 손질해서 드시다 응급실에 실려가신 적 있다.
그런 자잘한 해프닝도 10년이 훌쩍 넘었다.
어느날 그는 교회엘 나가기 시작했다.
그가 십자가 앞에서 무릎끓고 있는 것 조차 쉬 상상이 되지 않았다.
손자들의 사진, 교회를 통해 도움을 주는 곳의 사진, 모기약, 알듯 모를 듯한 한자어, 그리고 너무 오래된
2007년의 메모까지 그대로 두었다.
그가 현재를 사는 것인지 과거를 사는 것인지 헛갈린다.
심지어 저 달력은..
1967년 달력이다.
그에게 왜 오래된 달력을 두었냐고 물었더니
제일모직으로 양복을 맞추면 기념으로 주는 달력이란다.
저 달력 속의 모델처럼 의기양양했던 그의 젊음도 이제 빛바랬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