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 집엔 다시 가지 말지어니.
이제 여의도를 벗어나서 -
모모코님 글 카피함//
1. 상수동 'Venu'
젊은 훈남 주인장님이 정말 말 그대로 정직한 운영과 엄선한 식자재로 고군분투 하고 있는 곳이다......
아직은 '여기 가면 이건 꼭 먹어야지' 싶은 힙한 메뉴는 없다는 것이 조금 아쉽다. 그럼에도 가장 좋아하는 메뉴는 반건조토마토+치즈의 카프레제와 고르곤졸라 치즈를 넣은 표고버섯. 특히 반건조토마토는 서울시 내 이정도 퀄리티 찾기가 힘들 거라는 게 이탈리안 리스토란테 종사자인 남자친구씨의 의견이다. 스테이크도 수준급이지만, 발사믹과 소스를 위에 뿌려서 주며 굽는 정도를 따로 물어보시지 않으니 취향이 분명하다면 주문 전부터 자기 주장을 하는 것이 좋다. 와인 콜키지는 1만원이지만 그나마 생략해 버리시는 행사를 종종 하고, 직접 따면 콜키지가 절반이다. 맥주 할인도 맛과 품질 유지를 위해 그 때 그 때 긴급으로 자주 하시는데, 거리가 멀어 그 혜택을 제대로 못 누리고 있어 아쉽다. 진짜 가깝기만 하면 맥주를 먹는 날도, 와인을 먹는 날도, 그냥 마구 가버릴텐데. 트위터 @venu9412를 팔로잉 하면 트친 할인도 해 주신다.
Tapas 라는 에피타이저급 메뉴는 몇 천원 단위로 먹을 수 있는데, 말 그대로 아주 간단하고 적은 양이다. 위에 언급한 카프레제나 고르곤졸라 표고가 이에 속하는데, 대략 세 개씩 묶어서 세트로 팔기도 한다. 한 세트는 1인 식사량 조금 안 되니까 그것만으로도 충분할 때가 있다. 와인이 7종류 정도 있는데 동종업계 최저가격일 거라는 주인장님의 말은 과언이 아니고 맥주 가격도 합리적이다. 스테이크가 22000원인 미친 가격을 자랑한다. 170그램짜리가!! 자세한 것은 주인장께서 대략적인 정보를 올리는 블로그 http://blog.naver.com/venu94 참고.
마포구 상수동 94-12
2. 홍대-합정사이 '오늘은 내가 쏜다'.
신선한 해산물이 나오는데, 특히 꼬막과 돌멍게를 몹시 맛나게 먹었지만 굳이 한두 가지 특정 해산물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제철의 맛을 즐기는 것이 포인트.
바글바글하지만 결코 좁지 않고, 흡연이 가능하니 끽연가를 만날 때 편안하게 배려하고 싶다면 좋을 듯하지만 비흡연자는 본이 아니게 훈제를 시켜드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이쯤 되면 소주다, 싶은 날에 가는 것이 바람직하겠지. 아무래도 해산물이니까. 가격대는 회는 회답게 2~4만원이지만 그 외 해산물은 대부분 1~2만원대에 3명이 나눠먹기 적당한 양이 나온다. 대부분의 메뉴가 배 채울 양은 절대 아니다. 해삼 한 조각을 입에 머금고 소주와 뒤섞이는 향을 즐기는, 그런 정도의 양.
마포구 서교동 374-0
3. 역삼동 '영화 와인셀러'
일 치엘로에서 와인 마시다 충동적으로 가까운 와인바 찾아서 쏙 들어간 곳. 와인을 파는 숍이지만 바도 겸하고 있고 어쩐지 음식까지 맛있어서 호평.
매장 가서 와인 사고 사람 수대로 초장값, 아니 잔값 몇 천원으로 콜키지 대신 퉁치면 된다. 컬렉션이 대단하고 사방이 셀러다. 새로운 거 맛보고 싶으면 무작정 가서 골라봐도 좋겠지만, 샵과 바를 겸하기 때문에 필수적인 결과인 듯한데, 판매가가 괜찮은 편은 아니다. 이 점은 같은 와인을 다른 숍에 문의하면 어렵잖이 알 수 있다. 즉, 마시러 가는 게 이득이고, 평소 다른 숍에서 찾기 힘들었던 와인들을 두루 보고 싶으면 가서 마시다 구경하다 하는 게 재미있을 듯 싶다.
강남구 역삼동 672-33
4. 공덕동 '다미횟집'
족발이나 먹을까 하고 해메다가 들어간 곳. 그 유명한 큐슈센닌인가 하는 도시락집과 한겨레신문사 사이쯤 부근이다.
말 그대로 동네 횟집같은 분위기로 그날 그날 다른 생선이 통으로 들어간 매운탕을 인당 6천원, 2인분 이상으로 판매하는데 알과 고니까지 잘 챙겨 들어가 매운탕 맛이 엄청나게 좋다. 회를 시키면 매운탕이 따로 나오지만 여기 추가로 또 다른 매운탕을 주문하고 싶을 지경. 회도 물론 잘 나오고, 멍게나 석화, 산낙지 같은 제철 해산물을 그 때 그 때 알아서 시키는 것도 바람직하다.
어른들 모시고 갈 정도의 분위기는 아니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동네 편한 친구단위로 오시거나 등산객도 보이고, 가족들이 그냥 간단히 외식하러 와서 애들은 산낙지를 젓가락에 말아서 빨아대고 아빠는 소주 한 병 비우는 그런 분위기의 풍경? 정겹고 좋다.
처음 간 날에 무려 둘이서 소주를 한병 반씩 깠나, 그러곤 뒤에 생일을 축하하러 또 갔었다. 공덕쪽 가면 자주 갈 듯 하다.
회는 넷이 가면 큰 사이즈로, 셋 이하면 보통 사이즈로 시키면 되는데, 그건 회(+ 초밥이라든가 회무침과 매운탕까지 나오는 거)만 먹고 갈 때의 얘기고 추가로 다른 해산물이나 별도 매운탕을 더 주문하고 싶다면 넷 이상이더라도 보통 사이즈가 바람직하다. 회정식은 4만원인가로 기억하는데, 절대 적은 양이 아니다.
마포구 공덕동 249-23
5. 용강동 '모이세해장국'
차돌박이, 해장국, 냉면, 이 세 가지로 뽀개는 집.
버젓이 고기를 굽기 보다는 해장국까지 두루 즐길 생각 하고 막걸리나 소주 한잔 하기 좋다. 마포 주차장인가, 가는 길 인근이고 넓찍하며 방도 있고 홀도 있으니까 여러 친구들과 우루루 가서 냉면 갈름발이 해서 나눠 먹는 게 즐거움. 막 싸거나 양이 푸짐한 건 아닌데 맛은 확실히 괜찮다. 고기 질이 좋고 해장국이 짜지 않아서 까다로운 사람 데려가도 좋을 듯.
물론 내가 가는 곳이 으레 그렇지만 편안한 분위기다. 어려운 사람 데리고 갈 곳은 아닌 듯.
차돌박이는 150g 1인분에 9천원, 그 외 삼겹이나 갈비살, 목살도 있긴 있다. 해장국은 5천원, 내장탕과 냉면도 동일하다.
마포구 용강동 122-6
이 외에도 해방촌 헝그리독, 강남역 일치엘로, 대치동 물고기, 바피아노, 구로구 은행골을 비롯해 자주 가는 집들이 있는데 여긴 검색에 금새 잡히고 무엇보다 그냥 인근이거나, 위치와 전화번호를 이미 외우고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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